마당에 징검돌을 놓다 시인동네 시인선 65
김창균 지음 / 시인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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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68


《마당에 징검돌을 놓다》

 김창균

 시인동네

 2016.10.31.



  사월에 찬바람이 불면 스산하구나 싶습니다. 일월에 포근바람이 불면 날이 풀리는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사월에 찬바람이 불 적보다 일월에 포근바람이 불 적에 온도가 더 높곤 해요. 추위를 느끼는 살갗은 재미있습니다. 온도가 더 낮은 철이어도 포근바람을 쐬면서 긴소매를 벗을 만하다 여기고, 온도가 더 높은 철이어도 찬바람을 쐬면서 긴소매를 걸쳐야겠다고 여깁니다. 《마당에 징검돌을 놓다》를 읽습니다. 추위는 추위를 생각하는 사람한테 찾아갈는지 모릅니다. 더위는 더위를 헤아리는 사람한테 찾아올는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봄눈이란, 겨울눈이란, 함박눈이란, 꽃눈이란 모두 어디로 나들이를 갈까요? 봄에도 하늘에서 눈이 소복소복 내립니다. 봄이기에 나무마다 새로운 눈을 틔워서 잎이랑 꽃을 내밉니다. 한겨울에 나무 곁에 서서 살짝 손을 내밀어 줄기나 가지를 만지면 속으로 꾸욱 뭉친 기운을 느낍니다. 한봄에 나무한테 다가가 가만히 손을 뻗어 줄기나 가지를 쥐면 속으로 확확 풀리면서 뻗는 기운을 느낍니다. 우리 손길은 징검돌이 될 수 있고,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발길은 디딤돌이 될 수 있고, 높다란 울타리돌이 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똑같이 보이나 속으로는 사뭇 다른 하루입니다. ㅅㄴㄹ



유리창에 머리를 박고 죽은 새를 / 미처 묻기도 전에 / 눈이 내렸다 (대설경보/14쪽)


물빛 마당을 / 가끔은 깨끔발로 겅중겅중 건너뛰며 / 돌과 돌 사이를 딛는 발끝은 / 못내 사뿐하다 (마당에 징검돌을 놓다/3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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