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22.


《숨》

 노인경 글·그림, 문학동네, 2018.9.20.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란다. 날이면 날마다 키가 쑥쑥 오른다. 아이들은 여러 가지로 자란다. 눈에 뜨이도록 몸이 자라고, 마음이 열리도록 생각이며 꿈이 자란다. 그리고 함께 나누는 기쁜 숨결이 자라니, 이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는 언제나 새삼스레 두 다리를 더욱 튼튼히 뻗고 두 팔을 더욱 힘차게 내젓는다. 그림책 《숨》은 숨에서 숨을 잇는 고리를 부드러이 들려준다. 목숨도 숨이고, 숨결도 숨인데, 숨소리도 숨이다. 두 어버이가 나한테 숨을 주었다. 두 어버이는 또 두 어버이한테서 숨을 받았다. 어버이는 먼먼 옛날부터 두 어버이한테서 고루 고이 숨을 이어받았고, 나는 새로운 짝을 찾아서 서로 새로운 어버이란 자리에서 서서 아이들이 새로운 사랑으로 자라도록 숨을 이어준다. 사람 곁에서 벌레가, 짐승이, 새가, 고래가, 벌나비가, 저마다 어버이랑 아이를 이루면서 씨앗을 물려주고 숨결을 물려받는다. 우리가 먹는 밥은 살아서 움직이는 숨결이다. 목숨을 먹기에 목숨을 잇는다. 바람이란 숨결을 먹고, 빗물하고 햇볕이란 숨결을 먹는다. 바람을 먹으며 바람 같은 눈빛이 되고, 빗물을 먹으며 빗물 같은 몸짓이 되고, 햇볕을 먹으며 햇볕 같은 마음이 된다. 숨을 쉬고 뱉으면서 하루가 아름다이 피어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