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는 나무
배우려는 사람한테는 하나만 가르쳐 줄 수 없다. 둘도 셋도 넷도 열도 자꾸자꾸 가르쳐 주며 서로 신난다.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한테는 백도 쉰도 스물도 열도 아닌, 다섯도 셋도 둘도 아닌, 고작 하나조차도 가르쳐 줄 수 없다. 서로 고달프니 그저 짜증만 피어난다. 크는 나무는 해랑 비랑 바람이랑 흙을 기쁘게 맞아들인다. 크지 못하는 나무는 해도 비도 바람도 흙도 모두 손사래치겠지. 1999.10.15.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