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31.


《별별사이 1》

 별별문학, 2019.3.25.



청주에 작고 이쁜 책집이 있다. 몇 해 앞서 수원으로 볼일이 있어 가던 길에 이곳에 살며시 들렀다. 그 뒤로 한걸음 더 찾아갔으나 청주나 둘레에 아직 다른 볼일이 없으니 이 책집을 찾아가지는 못한다. 머잖아 청주로도, 가까운 고장으로도 마실길이 열려 또 나긋나긋 찾아갈 수 있겠지. 청주 복대동에 〈앨리스의 별별책방〉이 있고, 이곳에서 《별별사이》 첫걸음을 펴냈다. 누리집 사진으로 볼 적에는 자그마한 판짜임인 줄 알았으나, 막상 책을 받고 보니 시원스레 큰 판짜임이네. 작은 판도 좋고, 큰 판도 좋다. 책을 받은 날 바로 읽지는 못하고 이틀 뒤에 비로소 바쁜 일거리를 마치고서 찬찬히 펼친다. 아이들이 저녁 마무리를 하는 곁에서 한달음에 끝 쪽까지 읽는다. 마을에서 살림하는 마을책집에 마을이웃이 사뿐사뿐 찾아오고, 저마다 새롭게 이야기꽃을 길어올린다. 수수한 이야기가 마음에 들고, 수수한 손길로 손에 쥐는 삶이 싱그러우면서 곱구나 싶다. 나라 곳곳 모든 마을책집에서 이렇게 ‘마을이랑 마을이웃이랑 마을책집이 어우러지는 하루’를 책으로 여미어 내면 참으로 멋스러우리라 느낀다. 서울에서 척척 찍어 보내는 책이 아닌, 마을에서 신나게 일구어 마을에서 사랑하는 책이 태어날 수 있다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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