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19.4.3)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어제는 군청 문화예술과에서 두 분이 찾아와서 두 시간 남짓 이야기를 했습니다. 군청이든 교육청이든 우리 책숲으로 찾아와서 이렇게 느긋하게 이야기를 듣고 들려주기로는 처음입니다. 지난 아홉 해 동안 군청이며 교육청이며 팔짱만 꼈으니까요. 느긋하게 마주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으니 ‘군청에 바란다’는 목소리가 아니라 ‘군청 스스로 이런 여러 가지 재미난 일거리를 펴면 아름답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를 내 보았습니다. 이야기를 하기 앞서는 마을 어귀 빨래터를 아이들하고 치웠고, 어제 이야기를 마친 뒤에는 고흥읍으로 나가서 산양젖을 장만해서 들고 돌아왔습니다. 며칠을 몰아치니 깍두기 담그기도 벅찼는데, 오늘 낮 드디어 아이들하고 함께 깍둑썰기를 해서 절여 놓았고, 해거름에 큰아이하고 콩알을 여럿 뒤꼍에 묻었어요. 심을 콩알을 입에 머금고 몇 분만 있어도 벌써 콩알이 몽글몽글 깨어나려고 하는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묻을 자리를 호미로 콕콕 찍어서 입에서 한 알씩 떨어뜨려요. 저녁을 짓고 숨을 돌린 다음에 아홉 시 무렵 드디어 깍두기를 버무립니다. 고춧가루가 모자라다 싶었는데 곁님이 문득 “우리 집 초피 많으니까 초피 빻아서 넣으면 되잖아요?” 하고 곁말을 들려줍니다. 옳거니, 그렇지. 초피알을 절구로 쿵쿵쿵 빻아서 마무리를 합니다. 냄새도 간도 맛도 꽤 잘된 듯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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