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시작된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이토우 히로미 글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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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79


《만화가 시작된다》

 이노우에 타케히코·이토 히로미 이야기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9.10.25.



  어떤 일이든 기쁘니까 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기쁘지 않고서야 아무 일도 못하지 싶어요. 기쁘지 않은데 어떤 일을 한다면, 이때에는 몸이며 마음이 매우 지치겠지요.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면 몸하고 마음이 얽매이기 쉽습니다. 마지못해서 하는 일이기에 콧노래도 어깨춤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 하루가 재미있다면 스스로 바라거나 꿈꾸던 길을 가기에 기쁠 테고, 우리 하루가 따분하다면 스스로 바라거나 꿈꾸던 길을 접기에 고될 테지요. 《만화가 시작된다》를 펴면, 만화님 한 분이 어떤 마음이나 뜻으로 만화라는 길을 걸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찬찬히 털어놓습니다. 어떻게 무엇을 왜 그렸는가를 숨김없이 들려줍니다. 모름지기 만화이든 글이든 읽는이 마음이면서도, 그린이는 어떤 눈길이나 손길이었을까 하고 돌아보기 마련이에요. 그 농구 만화를, 그 칼부림 만화를, 그리고 숨을 돌리면서 붓을 한동안 놓는 길을, 만화님 목소리로 하나하나 헤아려 봅니다. 이레마다 끝없이 그려내야 하던 만화는 틀림없이 손목이 아프도록 힘들다 할 만하지만, 아주 신나게 붓춤을 누리던 나날이었지 싶어요. 이레라는 틀에서 벗어난 오늘은 아무래도 손목이 쉰다 할 만하지만, 새바람을 마시면서 곁을 돌아볼 수 있는 새 하루이겠지요. ㅅㄴㄹ



“스스로도 어렴풋이 알고 있으니까. ‘아직 못 보는 부분이 엄청나구나’ 하고. 그걸 알면 좀더 깊이가 생길 텐데 자기가 모르니까 못 그리는 거라고요.” (50쪽)


“좌우간 자기 시간이 없어요. 창작에 관해서는 이제 마음대로 할 수 있고, 판매부수를 위해 내키지 않는 전개를 넣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주간연재라는 흐름 속에서 변변히 쉬지도 못하는 상태로 쭈욱 계속한다는 것은, 이제 이 레이스는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지기도 합니다.” (140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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