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29.


《CITY 1》

 아라이 케이이치 글·그림/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8.9.30.



고흥군청에 들어가 본다. 부군수를 만난다. 군청 구경을 한다. 군청은 고흥읍에서 따로 떨어진 데에 있어 좀 멀다. 덩치가 매우 커서 디딤돌을 밟고 들어서기까지도 오래 걸린다. 자동차라면 쉽게 드나들 테지만 시골 할매 할배 가운데 군청을 제대로 드나들 수 있을 만한 분은 손으로 꼽을 만큼 드물겠구나 싶다. 이 고흥이라는 고장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까. 읍내 나오는 길에 보니 곳곳에 “스마트팜 고흥 유치 1100억 원 축하” 같은 걸개천이 나부낀다. 1100억 원이 반길 만한 일일까, 손전화로 시설원예를 다스리도록 한다는 나라길이 반길 만한 노릇일까. 사람 손길을 타지 않고서 푸성귀를 기르고 짐승을 다루는 데에 이토록 돈을 퍼붓는 만큼, 숲을 숲다이 가꾸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에는 무엇을 쓰는 나라살림일까? 만화책 《CITY》 첫걸음을 읽는다. 도시란 그저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지 않으리라. 서로 돕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어깨동무도 하고 놀면서 일하는 터전이 도시일 테지. 아니, 마을이겠지. 툭탁거리다가도 앙금을 풀고, 도란도란 이야기로 꽃을 피울 뿐 아니라, 상냥하게 바라보고 아끼는 터전에서 저마다 다르게 꿈을 피우는 데가 도시, 아니 마을이리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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