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말을 쓰다

여태 몰랐다. 오늘까지 몰랐다. 사전을 쓰는 사람인 주제에 여태 ‘글’이란 낱말을 놓고서 뜻풀이를 안 했다. ‘글’을 안 다루었다 보니 ‘글씨·글월’ 같은 비슷한말을 놓고도 뜻풀이를 안 했네. 깜짝 놀란다. 더구나 ‘글’이란 낱말을 놓고도 동시를 아직 안 썼네. 어쩜, 이럴 수 있나 싶다가도 마음을 추스른다. 여태 안 썼다면 여태 쓸 수 없을 만큼 배움길이 얕았다는 뜻이겠지. 이제 깨달아서 드디어 오늘 ‘글·글씨·글월’ 세 마디를 따로따로 풀이해 냈다면, 바야흐로 그동안 배움길을 찬찬히 걸어서 실마리를 잡고 수수께끼를 풀었다는 뜻일 테고. 2019.3.28.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