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란 사람들은 왜

우리 큰아이 키우는 이야기를 몇 가지 글로 써서 누리신문에 띄워 놓았더니, ‘독특하게 키우는 육아 이야기를 취재하고 싶다’는 얘기가 몇 군데에서 온다. 내 글을 읽었으면 틀림없이 ‘세이레가 되기까지 아기 사진은 아무한테도 안 보여준다’고 적었으니, 취재하고 싶다는 말을 넣을 수 없을 터인데, 사진기도 아닌 촬영기를 들이밀려고 하는 마음을 어떻게 품는지 아리송하다. 아니, 아찔하다. 오늘날 이 삶터는 방송을 타면 대단한 자랑으로 알 뿐더러, 방송을 타려고 너나없이 나서는 판이라 한다만, 나는 우리 아이가 먼저요 곁님이 먼저이고, 방송을 헤아릴 까닭이 없다. 더구나 내가 글에 밝힌 이야기를 제대로 안 읽고서 찾아오겠다는 이라면 죄다 손사래칠 생각이다. 그나저나 방송작가란 그분들이 내 손전화 번호를 어떻게들 용하게 알아내는지 놀랍다. 손전화 번호를 알아내는 그 마음씀과 손놀림만큼이라도, 아니 작은 부스러기나 토막만큼이라도, 그대들이 만나고 싶은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이며 어떤 삶이며 어떤 매무새인지를, 몇 자락 적어 놓은 글을 천천히 읽고서 곱씹을 수 있으면 고맙겠다. 2008.9.2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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