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이렇게 더운 날, 참새는 어디에서 목을 축일까? 들고양이와 들개는? 뭇목숨들은 ‘돈’으로 살지 않기 때문에 가게에서 물을 사마실 수 없다. 그렇다고 이 서울이라는 곳에 냇물이 시원하게 흐르지도 않고, 푹푹 찌는 날씨에 물웅덩이가 고이는 데도 없다. 비라도 오지 않는다면. 이와 마찬가지로 참새는 먹을거리를 사먹을 수도 없다. 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물 한 방울이 고맙고 밥 한 톨이 고마운 줄 새삼스레 생각한다. 내가 물방울하고 밥톨을 모르며 산다면, 고마운 숨결을 잊은 채 산다면, 나는 아마 이 지구라는 별에서 사라져도 될 목숨이리라. 2001.5.16.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