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더

일터에서 자료를 쉴새없이 글판으로 쳐서 넣는 일을 하루 내내 하노라면 오른쪽 손목이 뻑뻑하다. 새로운 사전을 지어야 하니, 처음부터 새로 꾸려야 하는 자료가 어마어마하다. 글판을 칠 적에 왼쪽 손목은 그대로 두고 오른 손목을 많이 움직이다 보니 오른손이 힘들기도 하지만, 오래 치노라면 두 손 모두 뻑뻑하다. 오늘 복사집에서 〈헌책사랑〉 19호를 다 뜨고 책 몇 권을 상자로 묶어서 집으로 들고 오는 전철길. 아, 어깨까지 아프군. 이레 앞서 옛동무들이랑 놀러가서 찍은 사진도 찾아서 스캐너로 긁으니 이 또한 힘들구나. 힘들지만 쉬지 않는다. 아니, 힘들기에 이 힘든 하루를 잊으려고 더 책을 읽고 더 글을 쓰고 더 사진을 찍는다. 더 기운을 짜내어 스캐너를 움직여 필름을 긁는다. 2001.4.29.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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