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

말이나 이야기를 함께 누리는 가까운 사이를 가리킬 적에 ‘말친구·이야기친구’라 하지 않는다. ‘말동무·말벗’이라 한다. 그렇지만 ‘친구’라는 낱말이 훨씬 사람들 입에 가깝고 찰싹 붙는다. 요즘 들어 ‘동무’가 비로소 빨간 사슬에서 조금은 풀려나긴 했는데, 아직 한국말 ‘동무’가 제몫을 하기에는 어렵지 싶다. 그만큼 남과 북이 갈린 나날이 길었고, 이 나라 독재정권이 우리 말결과 말살림을 깡그리 짓눌렀으니까. 그래서 어설피 ‘동무’라는 말을 살리자고 하기보다는, 쓸 만한 자리에 차근차근 쓰면 더 좋겠다. 차츰차츰 쓰임새를 늘릴 수 있도록 ‘이야기동무’라든지 ‘책동무’라든지 ‘씨름동무·야구동무·축구동무·태권도동무’처럼 말을 해보면 어떨까. 요즘은 ‘이야기동무·책동무’ 같은 말도 제법 퍼졌다고 할 수 있고, 앞으로는 ‘놀이동무·배움동무·글동무·나들이동무’ 같은 말도 두루 쓰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일동무’를 써도 좋고. 2006.12.22.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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