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금지
‘주차금지’ 알림판이 버젓이 선 자리에 자동차를 세우는 사람이 많다. 꽤 많다. 이런 곳이 아니어도 아무 데나 자동차를 안 세우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사람들 거님길에까지 자동차를 아무렇게나 세우는 사람이 무척 많다. 한국이란 나라는 면허를 너무 쉽게 주지 않을까? 자동차를 아무 곳에나 세우는 사람이 있으면 벌금도 벌금이지만 바로 면허취소를 할 노릇 아닐까? 술 마시고 모는 사람도 바로 면허취소를 할 노릇이요, 골목에서 마구 내달리는 사람도 바로 면허취소를 할 노릇이요, 골목을 걷는 아이들 뒤에서 빵빵대는 사람도 바로 면허취소를 할 노릇이요, 찻길 가장자리를 얌전히 달리는 자전거를 한켠으로 밀어붙이는, 위협운전 하는 이도 바로 면허취소를 할 노릇이요 …… 한국은 운전면호 따기는 대단히 쉬우면서, 면허취소는 그리 잘 안 하는, 뭔가 뒤집어진 나라이지 싶다. 설마 한글 ‘주차금지’를 못 읽는 사람한테 면허를 주었을까? “차 대지 마시오”쯤으로 쉽게 적어야 비로소 읽고서 버릇을 고치려나? 1992.2.5.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