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끔찍한 짓을 시키려고 하기에 미끼를 던진다. 보라, 낚시꾼이 무엇을 매달아서 물에 띄우는가. 미끼를 매단다. 먹이 아닌 미끼를 매달아 물에 띄우면, 물고기는 멋모르고 좋아서 덥석 물다가 아가리가 찢어지거나 목숨을 잃는다. 포스코는 고흥하고 해남에 핵발전소하고 화력발전소를 때려짓겠다고 하면서 ‘위험 위로금’을 2000억 원 준다고 했는데, 이 2000억 원이란 돈이 바로 미끼이다. 얼핏 목돈으로 보이지만, 고흥군만 해도 고흥에 있는 김 공장이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이 2000억 원이라 했다. 김 하나로도 2000억이면, 굴에 바지락에 미역에 매생이에 쭈꾸미에 삼치에 갑오징어에 …… 얼마나 많은 바닷것이 있는가를 돌아보자. 미끼가 없어도 밥이 넉넉한 깨끗하며 아름다운 시골은 늘 넉넉하게 살아왔고 푸짐하게 살아갈 만하다. 미끼로 꼬이려고 하는 이는 하나같이 틀림없이 못된 짓을 감추면서 눈속임을 하려는 몹쓸 무리라고 느낀다. 그런데 고흥군수나 군청 벼슬아치는 미끼를 덥석 물려고 한다. 그 미끼를 어떻게 쓰려고? 고작 그 미끼로 고흥군을 통째로 말아먹으려고? 2011.12.1.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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