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훌륭한 글이나 책을 못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왜 못 알아볼까? 사람들 스스로 얼마나 훌륭한가를 모르기에, 이웃 글이나 책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못 알아보리라. 사람들은 저마다 엄청나게 훌륭한데, 스스로 훌륭한 줄 까맣게 잊거나 모르기 일쑤이니, 곁에 훌륭한 이웃이 있어도 못 알아채고야 만다. 훌륭한 이는 훌륭한 이웃을 알아본다. 어느 글이 훌륭하다고 여긴다면 바로 그 훌륭한 글을 알아볼 만한 눈썰미라는 뜻이다. 어느 글이 훌륭한 줄 모른다면 아직 스스로 얼마나 훌륭한가를 살갗으로 못 느끼면서 산다는 뜻이다. 때로는 다른 까닭이 있다. 훌륭한 줄은 알되 시샘하거나 미워하거나 뒷셈이 있을 적에는 모른 척하더라. 2019.3.15.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