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27] 아무쪼록



  힘을 들여 일했지

  힘이 나라며 쉬지

  아무쪼록 푸진 하루

  


  힘을 들여서 봄풀을 뜯고는, 힘을 들여 부침판을 달구어, 힘을 들여 반죽을 하고서, 힘을 들여 봄풀부침개를 합니다. 힘을 들여 밥상을 차리면, 어느새 밥상맡에 앉아서 젓가락질 잽싼 아이들. 크게 힘을 들이든 살짝 힘을 들이든, 힘을 들인 몸짓 하나로 새롭게 하루가 흐릅니다. 이 하루는 얼마나 푸진 살림이었을까요. 아무쪼록 즐겁게 누린 이야기로 아로새기면 좋겠다고 꿈꿉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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