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시간 時間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 → 영화를 보면서 하루를 보내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취침 시간 → 잘 때 / 잘 무렵

 마감 시간 → 마감 / 마감때

 약속 시간을 지키다 → 다짐한 때를 지키다

 밥 먹을 시간 → 밥 먹을 겨를 / 밥 먹을 틈 / 밥 먹을 새

 시간 날 때마다 → 틈날 때마다 / 짬날 때마다

 수업 시간 → 수업 / 수업 때

 회의 시간에 졸다 → 모임 때에 졸다 / 모임을 하며 졸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 → 때가 풀어 줄 일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 때가 지나면 안다


  ‘시간(時間)’은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6. [물리] 지구의 자전 주기를 재서 얻은 단위 7. [불교] 색(色)과 심(心)이 합한 경계 8. [심리] 전후(前後), 동시(同時), 계속의 장단(長短)에 관한 의식(意識) 9. [철학]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로 무한히 연속되는 것 10. [북한어] [언어] ‘시제(時制)’의 북한어 11. 하루의 24분의 1이 되는 동안을 세는 단위”를 가리킨다고 해요. 모두 열한 가지 뜻풀이가 나오는데, 열한째처럼 쓰는 “두 시간 동안”이나 “한 시간이 걸린다”는, 우리가 새로운 낱말을 짓지 않으면 그대로 써야지 싶어요. 그러나 다른 열 가지 뜻풀이를 살피면 ‘때’나 ‘무렵·즈음’이나 ‘하루’나 ‘틈·짬·새’나 ‘겨를’로 손볼 만합니다. “시간이 적게 걸린다”는 “짧게 걸린다”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오래 걸린다”로 손볼 만하지요. “마감 시간”은 “마감”으로만 손볼 수 있으니, 때로는 ‘시간’을 털어내면 되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시간’이 넷 더 나오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ㅅㄴㄹ



시간(矢幹) : = 화살대

시간(屍姦) : 시체를 간음(姦淫)함

시간(屍諫) : 죽음을 무릅쓰고 임금에게 간언함

시간(時艱) : 그때의 어려움. 또는 시국의 어려움



아, 시간 됐다

→ 아, 때 됐다

→ 아, 갈 때이다

《버섯 강아지 1》(아오보시 키마마/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4) 7쪽


서로 대화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였어요

→ 서로 얘기할 틈조차 없었어요

→ 서로 얘기할 짬조차 없었어요

→ 서로 얘기할 새조차 없었어요

→ 서로 얘기할 겨를조차 없었어요

《통통공은 어디에 쓰는 거예요?》(필리포스 만딜라라스·엘레니 트삼브라/정영수 옮김, 책속물고기, 2015) 9쪽


만나러 갈 시간이라 말해주었다

→ 만나러 갈 때라 말해 주었다

→ 만나러 갈 틈이라 말해 주었다

→ 만나러 갈 즈음이라 말해 주었다

《물고기들의 기적》(창비, 2016) 135쪽


요즘엔 다들 행복할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요즘엔 다들 즐거울 틈이 없는 듯합니다

→ 요즘엔 다들 즐거울 겨를이 없구나 싶습니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류승경 옮김, 수오서재, 2017) 202쪽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 이제 일어날 때야

→ 이제 일어나자

《뿌리 요정들의 세상 나들이》(시빌 폰 올페즈/신현승 옮김, 책찌, 2017) 3쪽


너희는 이제 잘 시간이야

→ 너희는 이제 잘 때야

→ 너희는 이제 자자

《금의 나라 물의 나라》(이와모토 나오/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7) 116쪽


이 단순한 사실을 깨닫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 이 쉬운 일을 깨닫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 이 손쉬운 길을 깨닫기까지 참 더디 걸렸다

《할망은 희망》(정신지, 가르스연구소, 2018) 30쪽


시간이 흘렀습니다. 겨울이 점점 끝나 가고 있었습니다

→ 하루하루 흘렀습니다. 겨울이 차츰 끝나 갑니다

→ 하루이틀 흐릅니다. 겨울이 차츰 저뭅니다

《산책》(다니엘 살미에리/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8) 36쪽


바쁜 시간대에 매장 일을 돕는 서브라고 생각하면 돼요

→ 바쁜 때에 가게 일을 거든다고 생각하면 돼요

→ 바쁜 틈에 가게 일을 돕는 일꾼으로 여기면 돼요

《노동, 우리는 정말 알고 있을까》(노현웅과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18) 155쪽


수영하기 딱 좋은 시간이다

→ 헤엄치기 딱 좋은 때이다

→ 헤엄질에 딱 좋은 무렵이다

《여름 안에서》(솔 운두라가/김서정 옮김, 그림책공작소, 2018) 18쪽


여유를 가지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 느긋하게 그들과 함께 하루를 보낸다

→ 넉넉하게 그들과 함께 지낸다

→ 한갓지게 그들과 함께 있는다

《내게 다가온 모든 시간》(양해남, 눈빛, 2018) 110쪽


다시 꿈나라로 갈 시간이에요

→ 다시 꿈나라로 갈 때예요

→ 다시 꿈나라로 갈 무렵이에요

《드르렁》(문크. 북극곰. 2019) 3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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