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6.


《손과 입 1》

 오사키 토모히토 글·카와시타 미즈키 그림/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7.319.



누가 나한테 “손과 입”이라고 묻는다면 대뜸 ‘손’을 먼저 말하겠지. 말하거나 먹는 입보다는, 움직이며 다루는 손에 마음이 간다. 때로는 배가 고프다고 하더라도 굳이 먹을 생각이 없기까지 하다. 배가 고프다면 그저 고프네 하고 여기면서 딴 생각을 한다. 먹는다고 넉넉해지지 않으며, 안 먹는다고 넉넉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고 느낀다. 나로서는 ‘손’이 새롭게 살아가는 길을 여는 실마리라고 느낀다. 기쁨도 슬픔도 신바람도 아픔도 이 손에서 태어난다. 만화책 《손과 입》 첫걸음을 편다. 짧은 칼 한 자루로 바람을 가르는 아가씨가 무뚝뚝한 듯 보이면서도 마음에 담은 뜻이 따사로운 결로 흐르는구나 싶다. 우락부락한 사내들은 짧은 칼 한 자루만 쥔 아가씨를 우습게 여기기 일쑤이다. 참 그렇다. 숱한 사내는 사람을 겉으로 훑는다. 이는 예나 이제나 비슷한 듯하고, 한국이나 이웃나라나 닮았네 싶다. 왜 속을 들여다보지 않고 겉에 얽매일까? 왜 마음으로 사귀는 길이 아닌, 겉치레에 휘둘리면서 스스로 바보가 될까? 어쩌면 바보라는 길을 걸으면서 배울 살림이 있기도 하겠지. 슬기롭거나 사랑스레 걸어야만 배우지는 않을 테니.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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