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1
어디서 살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길그림을 편다. 고속도로가 지나가지 않고, 골프장하고 핵발전소하고 화력발전소가 없으며, 기차도 지나가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고 살핀다. 이러면서 군부대나 공장이 들어설 만하지 않은 데를 찾으니 한국에서 꼭 한 군데. 고흥이 있네. 2011.4.1.
고흥 2
이른바 위험시설이나 위해시설이 없다시피 한 고흥이다. 한국에 이런 시골이 있다니 놀랍다. 그런데 이 아름답고 깨끗한 고흥에 위험·위해가 딱 한 가지 있네. 군수하고 공무원. 이들은 고흥에 ‘우주선 발사기지’를 끌어들였다. 다른 어느 나라를 보아도 ‘우주선 발사기지’처럼 무시무시하고 아슬아슬한 곳은 붉은닥세리에 짓는다. 사람이 안 살고 마을이 없으며 숲하고도 머나먼 데에 짓는다. 왜 그러겠나 생각해야 하는데, 이런 시설을 고흥에 끌어들였으니 군수·공무원이 얼마나 생각이 없는가를 알 만하다. 더욱이 이 하나에 안 그치고 핵발전소를 끌어들이려 했고, 화력발전소도 끌어들이려 했으며, 폐기물발전소도 끌어들이려 했다. 태양광시설을 아름드리숲을 파헤쳐서 마구 때려지을 뿐 아니라, 바다에까지 이런 시설을 때려지으려고 애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석탄발전소 찌꺼기를 묻는 시설을 끌어들이려 하고, 경비행기 시험장을 끌어들이려고도 하며, 온갖 막삽질이 잇따른다. 이런 어이없는 짓이 잇따르지만 기자가 서울에서 취재를 오는 일도 없다. 2018.11.1.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