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1

국민학교라는 이름이 얼마나 엉터리인가 하는 뜻을 여러 어른이 밝혔다. 그러나 나라에서는 좀처럼 이 뜻을 안 받아들이려 했다. 참으로 많은 어른들이 나라하고 싸워서 ‘국민학교’라는 허울 가득한 ‘일본 우두머리 사슬’이 가득한 이름을 걷어치웠다. 그런데 나라는 사람들 뜻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학교’를 걷어치워야 한다고 밝힌 어른들은 ‘어린이배움터’로 바꾸자고, 엉터리 이름을 갈아치우는 마당이라면 ‘학교’라는 이름이 너무 딱딱하니 이 이름도 어린이가 부드럽게 받아들여서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뜻을 곧바로 알아차리도록 확 바꾸자 했다. 나라에서는 사람들 뜻을 받아들이기보다 벼슬아치짓을 했다. ‘초등학교’로 바꾸었지. 더 헤아려 보면, 국민학교 이름 하나는 바꾼 벼슬아치이지만 “국민 여러분”이란 말을 버젓이 쓴다. 미친 나라 아닌가? 1995.8.15.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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