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쓰기

나더러 어떻게 동시를 하루에도 몇 자락씩 척척 써내느냐고 놀라는 이웃한테 넌지시 한말씀 올린다. “마음에서 사랑이 피어나는 결을 고스란히 옮겨서 글로 적이니 동시가 되는걸요. 저는 동시를 쓰려고 생각해서 동시를 쓴 적이 없어요. 제가 마주하는 아름다운 이웃이나 동무를 마음으로 그리다 보면 그분한테 띄우고 싶은 이야기가 저절로 흘러서, 이 이야기를 열여섯 줄로 갈무리해요. 우리 아이들하고 하루를 새롭게 짓고 싶은 꿈을 떠올리노라면 어느새 이 꿈을 열여섯 줄로 엮어서 들려줄 이야기가 태어나요.” 동시를 쓰려고 해서 되는 동시가 아니지 싶다. 사랑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으면서 하루를 노래하고 싶기에 저절로 싹터서 무럭무럭 자라고 푸르게 가지를 뻗는 나무처럼 동시라고 하는 글이 내 곁에서 태어난다. 2018.1.1.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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