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단식
지율 스님이 백 날 넘게 밥굶기를 하면서 말없이 외쳤다. 도룡뇽 목소리를 들으라고, 도룡뇽 곁에 있는 냇물 노랫소리를 들으라고, 냇물 곁에 있는 돌멩이 말소리를 들으라고, 돌멩이 곁에 있는 멧새 얘깃소리를 들으라고, 멧새 곁에 있는 바람줄기 울음소리를 들으라고, 바람줄기 곁에 있는 나뭇잎 웃음소리를 들으라고, 나뭇잎 곁에 있는 모래알 꿈소리를 들으라고, 모래알 곁에서 발 담그며 노는 아이들 사랑소리를 들으라고. 이러면서 덧붙인다. 우리는 밥을 얼마나 먹어야 하느냐고. 2006.1.7.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