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2.18.


《파온》

 사윤수 글, 최측의농간, 2019.1.24.



아침에 우체국도 가고 저자마실도 할까 하고 생각하면서 낮밥을 지어 차린다. 즐겁게 먹는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등허리를 쉬려고 눕는데, 두 시가 지나갔다. 아차, 버스를 놓치네. 이윽고 세 시가 지난다. 어라, 버스를 또 놓치네. 곧이어 다섯 시가 지나며, 우체국을 다녀올 볼일은 이튿날로 넘긴다. 이 일을 보노라면, 이러다가 저 일을 살피노라면, 드문드문 있는 시골버스를 곧잘 놓친다. 새 하루에 새롭게 기운을 내어 바깥일을 보자고 여기면서 《파온》을 읽는다. 스스로 마음에 새길 노래를 헤아리면서 시집을 한 줄 두 자락 석 꼭지 읽는다. 언제나 느낀다. 시를 쓸 줄 아는 사람은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싶으리라. 시를 읽으려는 사람은 살림을 사랑스레 가꾸고 싶으리라. 시를 쓰고 읽는 하루라면 아름다운 삶이랑 사랑스러운 살림을 꿈꾸려는 길을 걸으리라. 가냘파 보이는 시집은 가냘프지 않다. 조용해 보이는 시집은 조용하지 않다. 저녁 어스름이 낄 무렵 작은아이하고 책숲집에 간다. ‘마녀 위니’ 그림책을 넘기는 작은아이는 줄기차게 하품을 한다. 하품질을 하는 아이를 지켜보다가 이 아이한테 들려주려는 뜻을 담아 동시를 적어 본다. 같이 살아가는 사람하고 나눌 생각이 동시로 새로 태어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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