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2.17.


《가네코 후미코》

 야마다 쇼지 글/정선태 옮김, 산처럼, 2003.3.15.



큰아이는 《맛의 달인》을 읽고, 작은아이는 《우주소년 아톰》을 읽고, 아버지는 《가네코 후미코》를 읽는다. 2003년에 처음 찍고 2013년에 새로 찍었다니 깜짝 놀란다. 아니 열 해 동안 첫판이 안 팔렸구나! 한국에서는 이이를 박열이란 분하고 짝을 지어서 바라볼밖에 없을는지 모르나, 가네코 후미코는 그저 ‘가네코 후미코’이지 싶다. 1900년대 첫머리에 태어나 1912년 무렵 한국으로 건너와 어린이로서 학교를 다녔다고 하는데, 할머니나 아버지한테서 받는 모진 손찌검이며 발길질이 무시무시하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사람으로 살 수 없이 짐짝처럼 다루어진 어린 나날이었네. 그러나 이이는 끔찍하며 슬픈 나날이어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단다. 온몸에 묵직한 돌을 짊어지고 못물에 뛰어들려 했는데, 티없이 아름다운 숲을 마주하면서 숲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었구나 싶다. 이 아름다운 터에서, 별에서, 땅에서 새롭게 기운을 내어서 살아가라고, 아름다움을 짓밟는 발길을 걷어내는 살림을 열 수 있다고, 이런 소리를 듣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구나 싶다. 죽으러 가는 길에 아름드리 숲을 보지 못했으면 가네코 후미코란 없었으리라. 새삼스레 보금자리숲을 그린다. 보금자리는 숲일 노릇이요, 숲을 보금자리로 삼을 일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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