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2.16.


《이이솝 이야기》

 이이솝 글/정인섭 옮김, 동서문화사, 1978.10.1.



아이들하고 책을 같이 읽으면서 돌아보면, 아이들한테 새책이나 헌책이 하나도 안 대수롭다. 재미있는 책이냐 아니냐가 대수롭다. 재미난 책이라면 책종이가 바스라질 듯한 낡은 책을 붙잡고 꼼짝을 안 하면서 읽는다. 배가 고프다고도 않고, 밥을 차려도 책을 파며, 바깥에서 신나게 놀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은 두 가지 밥을 먹는다. 하나는 몸을 살찌우는 밥이요, 다른 하나는 마음을 북돋우는 밥이다. 아이들은 두 밥을 나란히 먹어야 튼튼하면서 아름다이 자란다. 그렇다면 어른은? 우리 어른도 몸밥하고 마음밥을 즐겁게 먹을 적에 사랑스러운 숨결로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리라. 1978년에 나온 《이이솝 이야기》를 아이들한테 소리내어 읽어 주다가 한동안 잊었는데, 큰아이가 이 책을 문득 보고는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낸다. 아차차. 우리 두어 꼭지씩 소리내어 읽기로 했는데 ……. 이솝 이야기 같은 오랜 이야기는 새로운 옮김말보다 예전 옮김말이 훨씬 좋으리라 여긴다. 그러나 새로운 옮김말로 된 책도 한두 가지 챙겨 보자고 생각한다. 둘을 나란히 놓으면 아이들도 “어라? 아버지, 두 책이 같은 이야기인데 글이 달라요?”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겠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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