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건축 5 - 너와집
강운구 사진 / 광장 / 1979년 6월
평점 :
절판


사진책시렁 40


《내설악 너와집》

 강운구 사진

 김원 글

 광장

 1978.11.1.



  사진으로 찍거나 그림을 그려 남깁니다. 사진도 그림도 아니라지만 마음에 새겨서 두고두고 물려주거나 물려받습니다. 똑같이 남길 수 있으나, 굳이 똑같이 흐르지 않기도 합니다.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말씨를 토씨 하나까찌 똑같이 쓸 수 있고, 몇 가지를 살짝 바꾼다든지 새로운 말씨를 보탤 수 있습니다. 집짓기나 옷짓기나 밥짓기에서도 예부터 물려받은 그대로 따를 수 있고, 조금씩 손보거나 새롭게 더할 수 있어요. 《내설악 너와집》이라는 사진책이 있기에 1970년대 끝자락에 설악산 골짜기에 깃든 너와집이 어떤 살림이었는가를 어림할 만합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그무렵에도 사진 찍는 이는 많았으나, 살림집 한켠을 두고두고 지켜보며 담는 손길은 드물었지 싶어요. 멧자락을 찍는 이는 많아도 ‘멧자락 살림집’을 찍는 이는 적었다고 할 만해요. 더 돌아본다면 그무렵에는 너와집이 사그라들지만, 오늘날에는 골목집이 사그라들어요. 너와집도 골목집도 ‘살림집’입니다. 수수한 살림이에요. 이 수수한 살림을 ‘살림짓는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살림짓는 수수한 손’으로 ‘무지개빛 마음’이 되어 담는 눈썰미가 있다면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읽기/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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