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삶이 다르다면



말하고 삶이 다른 사람이 있다면, 그이는 겉을 꾸미거나 속을 감추었으리라 느낀다. 말하고 삶은, 또 글하고 삶은 다를 수 없으니까. 말이나 글은 언제나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 톨조차 감출 수 없다. 그런데 말하고 삶이 다른 사람이 있으면, 어쩌면 스스로 하지 못하면서 말로만 읊는 셈일 수 있다. 하지 않거나 해내지 못하는 일을 놓고 그저 말이나 글로만 떠벌일는지 모른다. 때로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나아가려는 길을 쓸 수 있겠지. 비록 오늘은 못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앞으로 해내고 싶기에, 앞으로는 신나게 온몸으로 맞아들여서 하고 싶기에 먼저 말이나 글로 신나게 드러낼 수 있다. 가만히 보면, 우리는 스스로 말하거나 글쓰는 대로 살기도 하지만, 말하거나 글쓰는 대로 살고 싶은 모습이나 마음이기도 하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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