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자체 自體


 살아 있는 육체 그 자체의 아름다움 → 살아숨쉬는 그대로 아름다운 몸

 죽음이란 말 자체도 → 죽음이란 말부터도 / 죽음이란 말마저도 / 죽음이란 말 그대로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은 그 자체가 기적이다 → 아무 일 없이 돌아왔다니 참으로 놀랍다 / 잘 돌아왔다니 더없이 놀랍다

 일에 몰두해 있는 모습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일에 온마음을 쏟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 일에 모두를 바치는 모습 그대로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의 발상 자체는 특이한 것이었지만 → 그이 생각은 퍽 남다르지만 / 그이 생각은 무척 새롭지만 / 그 사람 생각은 꽤 새롭지만 


  ‘자체(自體)’는 “1. (다른 명사나 ‘그’ 뒤에 쓰여) 바로 그 본래의 바탕 2. (주로 명사 앞에 쓰이거나 ‘자체의’ 꼴로 쓰여) 다른 것을 제외한 사물 본래의 몸체”를 가리킨다고 해요. 앞말하고 묶어서 ‘그대로’나 ‘고스란히’로 풀어낼 만합니다. 통째로 덜어도 되어요. 때로는 ‘바로’나 ‘그야말로’나 ‘더없이’로 손봅니다. ㅅㄴㄹ



이해하지 못하고 오류에 빠진 것은 그대들 자체였다

→ 헤아리지 못하고 잘못에 빠진 사람은 그대들이었다

→ 제대로 모르고 앞뒤가 어긋난 쪽은 바로 그대들이다

→ 바로 그대들이 제대로 모르고 앞뒤가 어긋났다

→ 제대로 못 보고 앞뒤가 어긋난 쪽은 그대들이다

《방황하는 현대》(헤르만 헤세/김정진 옮김, 경지사, 1962) 155쪽


어느 정도 생존 그 자체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혹독한 생활이었다

→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모진 나날이었다

→ 살아남을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힘든 나날이었다

→ 살는지 죽을는지 알 길이 없는 고된 하루였다

→ 살아남기조차 어려운 힘겨운 삶이었다

→ 살아갈 수조차 없는 끔찍한 삶이었다

《한국사입문》(가지무라 히데키/이현무 옮김, 백산서당, 1985) 131쪽


재능이 필요한 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이지 재능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 즐거움을 찾고 싶어 재주가 있어야 하지, 재주가 꼭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 기쁨을 찾으려고 재주가 있어야지, 재주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 즐거우려고 재주를 바라지, 그저 재주만 바라볼 노릇이 아닙니다

→ 기쁨을 바라기에 재주를 찾지, 굳이 재주가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철학의 즐거움》(민병산, 신구문화사, 1990) 273쪽


말투 그 자체가 나쁠 것은 없다

→ 말씨가 나쁠 까닭은 없다

→ 말씨가 꼭 나쁘지는 없다

→ 말씨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

→ 말씨가 그렇게 나쁘지 없다

《사죄와 망언 사이에서》(카또오 노리히로/서은혜 옮김, 창작과비평사, 1998) 6쪽


이기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리였단 말이야

→ 이기겠다는 생각부터 터무니없단 말이야

→ 이기겠다는 생각은 그지없이 어이없어

→ 이기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엉뚱해

《반항하지 마 4》(후지사와 토루/소년매거진 찬스 편집부 옮김, 학산문화사, 1998) 125쪽


아기를 낳자마자 유도로 복귀한 것 자체가 모험이었어

→ 아기를 낳자마자 유도로 돌아온 일부터 아슬아슬했어

→ 아기를 낳자마자 유도를 다시 하겠다니 아슬아슬했어

→ 아기를 낳자마자 유도를 다시 한다 했으니 아슬했어

→ 아기를 낳자마자 유도를 다시 하기란 아슬했어

《야와라 24》(나오키 우라사와/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0) 15쪽


사람이 쓰는 모든 물건은 그냥 버려지는 일 없이 자체 재활용되었다

→ 사람이 쓰는 모든 살림은 그냥 버리는 일 없이 그대로 다시 썼다

→ 사람이 쓰는 모든 살림은 그냥 버리는 일 없이 바로 다시 썼다

→ 사람이 쓰는 모든 살림은 그냥 버리는 일 없이 늘 되살렸다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공선옥, 창작과비평사, 2000) 26쪽


제가 보인 반응은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 저는 오로지 두려웠습니다

→ 저는 그저 두려웠습니다

→ 저는 마냥 무서웠습니다

→ 저는 무서울 뿐이었습니다

→ 저는 그야말로 두려웠습니다

→ 저는 더없이 무서웠습니다

→ 저는 아주 두려웠습니다

《병을 부르는 말, 건강을 부르는 말》(바바라 호버맨 레바인/박윤정 옮김, 샨티, 2004) 207쪽


나의 노력 자체가 기쁘다

→ 내가 애썼으니 기쁘다

→ 내가 힘썼기에 기쁘다

→ 내가 참 애썼기에 기쁘다

→ 내가 흘린 땀이 기쁘다

→ 바로 내 땀방울이 기쁘다

→ 무엇보다 내 땀이 기쁘다

→ 참말 내 땀방울이 기쁘다

→ 내가 힘쓴 모습이 무엇보다 기쁘다

→ 내가 애썼기에 더없이 기쁘다

《삶은 기적이다》(웬델 베리/박경미 옮김, 녹색평론사, 2006) 71쪽


당시는 화가가 자기 그림들을 모아 전시회를 갖는 것 자체가 화젯거리가 되던 시절이었다

→ 그때에는 그린이가 제 그림을 모아 널리 선보이기만 해도 얘깃거리가 되었다

→ 그때에는 그린이가 제 그림을 모아 널리 보여주는 일만으로도 얘깃거리였다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엘리자베스 키스/송영달 옮김, 책과함께, 2006) 7쪽


대통령에 대해선 실망 그 자체였다

→ 대통령은 아주 못마땅했다

→ 대통령은 마음에 안 들었다

→ 대통령은 그저 싫었다

→ 대통령은 참 섭섭했다

→ 대통령은 크게 서운했다

→ 대통령이 몹시 서운했다

→ 대통령은 몹시 짜증스러웠다

《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박상률, 사계절, 2006) 98쪽


나도 그 자체로 좋아서,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 나도 그저 좋아서,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 나도 그냥 좋아서,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 나도 그대로 좋아서,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 나도 그 모습 그대로 좋아서,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 나도 그 삶이 그대로 좋아서,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 나도 사진이 있는 그대로 좋아서,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필립 퍼키스와의 대화》(필립 퍼키스/박태희 옮김, 안목, 2009) 51쪽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한자는 삶 그 자체였다

→ 조선 지식인한테 한자는 바로 삶이었다

→ 조선 지식인한테 한자는 곧 삶이었다

→ 조선 지식인한테 한자는 늘 삶이었다

→ 조선 지식인한테 한자는 그대로 삶이었다

《한글의 탄생》(노마 히데키/김진아·김기연·박수진 옮김, 돌베개, 2011) 225쪽


부러 만들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트레일이다

→ 부러 내지 않아도 그대로 이미 훌륭한 길이다

→ 부러 닦지 않아도 그 모습이 이미 훌륭한 숲길이다

→ 부러 뚫지 않아도 고스란히 훌륭한 시골길이다

《걷고 싶은 우리 섬, 통영의 섬들》(강제윤, 호미, 2013) 9쪽


영화 자체는 한 번 더 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으니

→ 영화는 더 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었으니

→ 영화만큼은 더 보고 싶도록 재미있었으니

《와카코와 술 6》(신큐 치에/문기업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6) 38쪽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브랜드다

→ 그대로 이미 멋진 이름이다

→ 그대로 이미 이름값이 높다

→ 그 이름이 이미 훌륭하다

→ 그 이름이 바로 아름답다

《언니는 맥주를 마신다》(윤동교, 레드우드, 2016) 112쪽


화려한 깃털은 환상적인 아름다운 그 자체였다

→ 아름다운 깃털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 고운 깃털은 대단히 멋졌다

→ 깃털은 그지없이 아름다웠다

《새를 기다리는 사람》(김재환, 문학동네, 2017) 5쪽


악령 군이 악령 그 자체가 된 것 같소

→ 악령 아이가 바로 악령으로 된 듯하오

→ 악령이가 바로 악령덩이가 된 듯하오

《경계의 린네 28》(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 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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