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그림으로 보는 실크로드 세계사 - 10대를 위한 세계사 첫걸음
피터 프랭코판 지음, 닐 패커 그림,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어린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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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책시렁 198


《지도와 그림으로 보는 실크로드 세계사》

 피터 프랭코판 글

 닐 패커 그림

 이재황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18.10.15.



종교는 언제나 믿음 이상의 것이었어. 정치와 출세 같은 것과 얽혀 있었으니까. (28쪽)


노예 무역의 규모는 매우 컸어. 스칸디나비아에서 잡혀 온 많은 노예들은 이슬람 세계에 공급되어 비싼값에 팔렸어. 아일랜드 더블린과 네덜란드 위트레흐르, 이탈리아 베네치아 같은 도시들도 덩달아 노예를 수출하는 중심지로 성장했어. (55쪽)


오랫동안 유럽 문학과 미술은 싸움과 폭력, 살육을 미화했어. 전쟁을 벌일 때면 신이 계획하셨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어. 콜럼버스가 거느린 배 돛에도 어김없이 십자가가 찍혀 있었지. (86쪽)


독일이 그곳을 차지한다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처럼 독일 국민들을 굶주리게 하지 않을 거라고 히틀러는 말했어. 이 시기 독일은 어떻게든 식량 문제를 해결해야 했어. 유럽 곳곳에서 전투를 치르는 동안 식량과 물자가 점점 바닥나고 있었고, 식료품 파는 가게 선반도 텅텅 비어 있었지. 농사지어야 할 사람들이 군대로 불려 가는 바람에 먹을 것이 부족해진 거야. (109쪽)



  우리는 이 지구라는 별이 걸어온 길을 아이들한테 어느 만큼 얼마나 들려줄 적에 아름다울까요. 어른들이 지은 터전을 얼마나 보여줄 만하고, 어른들이 세운 나라를 얼마나 알려줄 만할까요.


  어른들은 종교를 세우고 군대를 거느립니다. 어른들은 이웃나라로 쳐들어가고, 제 나라에서 틀을 세워 위아래를 가릅니다. 어른들은 어머니하고 아버지 사이에도 굴레를 채워 서로 아끼기보다는 힘으로 한쪽을 억누르는 길을 오랫동안 걸었습니다. 이러면서 이런 모습을 글로 그림으로 잔뜩 남겼고, 나중에는 사진하고 영화로도 남겨요. 이 모두를 아이들한테 남기거나 들려주어도 좋을까요?


  《지도와 그림으로 보는 실크로드 세계사》(피터 프랭코판·닐 패커/이재황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18)는 중앙아시아하고 유럽을 바탕으로 펼쳐진 중세 발자취를 바탕으로 오늘날까지 어떤 줄기로 삶이 흘렀는가를 지도하고 그림으로 찬찬히 들려줍니다. 무척 잘 빚은 책이에요. 지구라는 터전에서 숱한 어른들이 걸어온 길을 한눈으로 짚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자꾸 궁금합니다. 어른이 아이한테 들려줄 세계사나 역사는 치고받는 싸움 이야기를 벗어날 수 없을는지요. 오늘날 발자취를 갈무리할 적에도 어떤 다툼이 있었나를 적어야 할는지요. 사람으로서 슬기롭게 가꾸거나 나누거나 짓거나 펼친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이를 바탕으로 아주 새롭게 세계사를 적거나 펴는 길을 물려줄 때에 비로소 이 지구라는 별은 어깨동무로 나아가리라 봅니다.


  역사나 세계사를 갈무리해서 들려주는 뜻이라면, 이제는 다른 길을 가려는 마음을 밝히고 싶기 때문이지 싶어요. 어리석거나 어이없던 짓은 이제부터 멈추고, 따스하며 넉넉한 숨결로 거듭나려는 어른으로서 앞길을 밝히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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