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스타벅스



오늘 처음 스타벅스란 곳에 들어가는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문득 스무 해쯤 앞서 스타벅스에 여러 걸음을 한 적이 있다고 깨닫습니다. 그때에 이곳으로 저를 이끈 분이 있어서 함께 간 적이 있었군요. 제 두 다리로 스타벅스를 찾기가 처음인 셈이더군요. 찻집에 들르면 늘 마시는 코코아(또는 코코아랑 비슷한)를 한 잔 시킵니다. 6100원. 셈틀집에 가서 다섯 시간 즈음 있어도 될 만한 값이지만, 찻집은 해바라기를 하면서 글을 쓸 수 있고, 셈틀집은 창문을 모두 막아 캄캄한 데입니다. 찻잔은 무릎셈틀 뒤쪽에 놓고서 해님을 느끼면서 어제그제 갈무리하지 못한 글을 하나하나 돌아봅니다. 찻물을 앞에 놓고서 해바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란 꽤 좋구나 하고, 마흔 몇 해를 살며 비로소 느끼는 아침입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찻집을 찾겠지요. 그동안 아주 멀리하거나 모른 삶터나 삶이 언제나 한가득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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