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24.
《책벌레의 하극상 1부 6》
카즈키 미야 글·스즈카·시이나 유우 그림/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1.31.
갑작스럽게 구례마실을 다녀오기로 한다. 진도에 계신 이웃님이 고흥까지 달려와서 그분 자동차로 구례로 간다. 내가 마음에 그리는 꿈 가운데 하나는 ‘훌륭하고 아름답고 멋지고 사랑스러운 운전님’이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사진을 찍고 아이를 돌보는 사람으로서 내가 손수 자동차를 몰기는 어렵다. 떠오르거나 깨닫는 대로 수첩을 꺼내어 글을 써야 하니 손잡이를 쥘 수 없지. 《책벌레의 하극상 1부》 여섯걸음을 읽다가 뭔가 안 맞아서 헤아리니, 앞선 다섯걸음을 건너뛰었네. 며칠 앞서 다른 만화책도 사이에 하나 건너뛰느라 줄거리가 엉켰는데, 또 이렇게. 책벌레 아가씨는 새로운 곳에서 태어났어도 책을 읽고 싶어서 스스로 책을 지어내려고 종이부터 손수 빚는 길을 걸어가려 한다. 나는 곁에 책을 잔뜩 거느리면서도 으레 새로운 다른 책을 꾸준히 사들인다. 나를 두고도 똑같이 책벌레라 할밖에 없으리라. 그러나 벌레로만 남고 싶지 않다. 애벌레가 나비로 깨어나듯이, 책벌레 하나는 책나비도 되고, 책숲도 되면서, 책노래를 부르는 상냥한 길을 가고 싶다. 이 길에는 책숲을 이룬 터를 손수 지어서 가꾸는 살림살이도 나란히 있으면 즐겁고. 그렇다. 스스로 짓기에 아름다운 글이요 책이며 보금자리이자 삶터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