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19.
《노란 책, 자크 티보라는 이름의 친구》
티카노 후미코 글·그림/정은서 옮김, 북스토리, 2018.5.25.
국민학교란 이름인 곳을 드나들 적에는 노느라 바빴지만 가끔은 책이라고 하는 종이꾸러미를 폈다. 땀흘리며 뛰놀다가 이마를 머리카락을 뺨을 스치는 바람이 좋은 나날이었으나, 종이꾸러미에 깃든 이야기는 해가 꼴깍 넘어가는 줄 잊도록 할 만큼 몹시 재미있었다. 다만, 책은 중학교란 곳에 가면서 비로소 만나고 고등학교란 곳에 들어서며 제대로 만나는데, 열대여섯 무렵에 《회색 노트》란 작은 책을 만나면서 뒷이야기를 하나하나 따라갔다. 만화책 《노란 책, 자크 티보라는 이름의 친구》는 나처럼 한 가지 책에 꽂힌 아이가 모든 삶을 바로 이 한 가지 책을 바탕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만화를 그린 분은 이때에 이렇게 느낀 이야기를 그리고, 저때에 저렇게 느낀 이야기를 그리는데, 아무래도 어느 하나에 마음을 두고 움직여 보지 않고서는 이 만화책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겠네 싶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이 대수랴. 곁에 놀이벗 삶벗이 있다만, 책상맡에 책벗이 있다. 실바늘이 벗이 되기도 하고, 종이랑 연필이 벗이 되기도 한다. 부엌칼이나 도마가 벗이 되기도 하며, 호미나 낫이 벗이 되기도 한다. 벗한테는 온갖 이름이 있다. 벗은 갖가지 이름으로 우리 곁에 있다. 우리도 살가운 님한테 벗이 될 테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