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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9
마유즈키 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6월
평점 :
만화책시렁 154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9》
마유츠키 준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6.30.
천안에서 책집을 찾아 걸어갈 적에는 하늘을 바라보지 않아 몰랐다가, 이웃님 자동차를 함께 타고서 찻길을 달리며 비로소 하늘을 바라보고 깜짝 놀랐어요. 고작 코앞에 있는 나즈막한 등성이조차 뿌옇게 보이더군요. 천안 시내 어디나 온통 하늘먼지였습니다. 서울에서도 고양에서도 하늘은 마찬가지예요. 바깥일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전라남도로 접어들기까지 하늘이 참으로 매캐했습니다. ‘자욱하다’ 아닌 ‘매캐하다’고 느끼는데, 시장·군수나 대통령 같은 이들이 자동차를 타도 뒷자리에 앉을 테고, 걷거나 자전거 탈 일도 없다시피 할 테니, 게다가 걷더라도 하늘을 볼 틈마저 없을 테니, 이들은 나라꼴을 참 모르겠네 싶어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아홉걸음을 읽으며 안갯속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서로 좋아하는 마음도 안갯속이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꿈길도 안갯속입니다. 이런 판에 하나만큼은 또렷해요. 마음이 따스하게 부풀도록 씨앗이 되는 사람 하나는 환히 보이고, 둘레 눈치가 아닌 스스로 씩씩히 내딛을 걸음 하나는 반짝반짝 보입니다.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가 선 터를 헤아립니다. 눈앞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두 다리에 힘을 줍니다. 사랑은 비가 갠 티없는 하늘처럼 나아가면 됩니다. ㅅㄴㄹ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있었을지도 몰라. 다른 제비들에 대해서도 다 잊고. 하지만 그 제비가 날아가지 않은 이유가 단지 날기를 포기한 것 때문이었다면, 분명 매일 하늘을 올려다보게 됐겠지.” (56∼57쪽)
“난 옛날부터 소설 말곤 하고 싶은 게 없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모자라지.” (107쪽)
(숲노래/최종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