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 글쓰기
오늘은 충남 아산으로 이야기꽃을 펴러 가는 날. 밤 한 시에 일어나서 여러 가지 마감글을 쓰다가 짐을 꾸렸고, 아침 여덟 시 사십오 분에 집을 나설 즈음 두 아이가 일어나서 아버지를 배웅한다. 이쁜 아이들아 손수 즐겁게 밥을 지어서 누리고, 하루도 새롭게 그리면서 가꾸렴. 마을 앞에서 시골버스를 탄다. 고흥읍에 닿아 순천 버스나루로 간다. 순천에서 내려 순천 기차나루로 가야 하나 싶어 버스일꾼한테 말씀을 여쭌다. “버스에 그대로 있으면 기차나루로 갈까요?” “손님 몇 분 기차를 타시는데요?” “52분이요.” “그라모 잘 가겠네.” 순천 버스나루에 10시 24분에 버스가 섰고, 나는 버스나루에 있는 우체국 기계로 가서 통장을 갈무리한다. 버스에 돌아오니 10시 31분. 35분에 가기로 한 버스인데 버스일꾼은 4분 일찍 움직인다. 곧이어 다른 버스가 들어오기도 하고, 손님이 거의 없다 보니 일찍 움직이시는 듯하다. 무엇보다 몇 없는 버스손 가운데 내가 기차를 더 일찍 느긋이 타도록 마음을 써 주셨네! 고맙습니다. 그 4분이 얼마나 값졌는지! 참말로 아주 느긋하면서 가뿐히 기차로 갈아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