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4.


《경계의 린네 29》

 타카하시 루미코 글·그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12.25.



한국말로 나온 《경계의 린네》 스물아홉걸음으로 2018년을 마무르고 2019년을 맞이한다. 2010년에 첫걸음이 나온 뒤로 열 해가 된다. 열 해 동안 짬짬이 마주하면서 마음을 달래고 몸을 쉬는 곁벗 같은 만화책이다. 가난뱅이로 지내면서 마음 따뜻한 벗이 있어 하루가 즐거운 린네는 아버지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곧 서른걸음을 넘어설 이 만화책은 여태 걸어온 길이 따분하다거나 늘어지는 일이 없다. 틈틈이 새로 나오는 여러 동무는 저마다 어울리고, 줄거리라든지 이야기가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곧게 나아간다. 이러면서 우리 삶이 얼마나 갖가지로 푸념이나 타령이나 하소연이 많은가를, 말을 못 한 채 끙끙거리면서 스스로 답답한가를 잘 밝히는구나 싶다. 아마 우리는 저마다 응어리가 있을 만하다. 크거나 작은 고름을 안고 살는지 모른다. 하나씩 내려놓아야 가볍다. 찬찬히 풀어내야 홀가분하다. 저승길에 가져갈 수 없는 아쉬운 짐이라면, 이승길에서 이 짐을 사뿐히 내려놓고서 스스로 이루고 싶은 꿈을 두 손에 담으면 즐겁겠지. 저승길에는 돈을 못 가져간다는데, 짐도 못 가져간다지. 우리 이승길에서는 두 손에 무엇을 들 수 있을까? 우리는 온몸에 무엇을 얹고 싶을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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