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28.


《독립을 향한 열정의 기록, 백범일지》

 강창훈 글·신슬기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18.12.10.



물려줄 수 있는 책이란 우리 이야기이지 싶다. 다른 이가 쓴 훌륭한 책보다는, 투박하거나 수수한 우리 이야기를 우리 손으로 적은 책을 물려줄 적에 기쁘고 아름답지 싶다. 우리 삶책은 한 꾸러미만 묶어도 좋다. 두 꾸러미나 석 꾸러미를 엮어도 좋고. 아이들은 어버이 스스로 지은 삶길을 돌아보면서 저희 나름대로 새롭게 사랑길을 다스릴 만하다. 아이들이 새롭게 사랑길을 다스리며 어른이 되면, 이 새로운 어른이 지은 살림길은 또다시 새로운 꾸러미로 태어나서 거듭거듭 새 아이들이 물려받아 빛나겠지. 《독립을 향한 열정의 기록, 백범일지》를 읽는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백범일지’를 풀어낸다. 엮은이는 한국 역사를 깊이 헤아리는 분이다. 뜻깊은 책을 뜻있게 풀어내는구나 싶은데, 엮은이 아이들이 이 책을 물려받는다는 생각을 한다면 말씨를 훨씬 쉽고 또렷하게 가다듬을 만하지 싶다. 좀 어려운 말이 많다. 백범 어른은 이녁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물려주었고, 이 이야기는 이녁 삶이다. 삶을 들려주는 이야기인 만큼 오늘날 어린이한테 새로 들려주려 한다면 훨씬 쉽게 쓰면 아주 좋으리라. 문득 돌아보는데 한자로 ‘백범’은 오롯이 수수한 숨결을 나타낸다. 온사람이 수수하고, 온사랑이 투박하다. 온누리가 하나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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