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22] 마음을 배워



  글을 배울까

  길을 배울까

  넋을 배울까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배워도 나쁘지 않을 텐데, 다른 사람이 남긴 자국이나 생각을 좇으면서 우리 자리를 못 볼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이 걸은 길을 배워도 나쁘지 않을 텐데, 다른 사람이 지은 삶이나 꿈을 좇으면서 우리 사랑을 못 볼 수 있어요. 글이나 길을 돌본 넋을 배운다면, 글을 이루거나 길을 내려고 얼마나 따뜻한 마음이었는가를 헤아리면서, 우리 넋은 오늘 얼마나 따뜻한가 하고 돌아볼 만하지 싶습니다. 즐거이 배우는 살림이란, 늘 즐거이 마음을 바라보며 돌보는 몸짓이요 숨결이라고 느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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