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못 쓰는 글



모르니 쓸 수 없다. 모르는 채 쓰면 어찌 될까? 거짓글이 되겠지. 생각해 보라. 모르면서 밥을 어찌 짓나? 모르는 채 국을 어떻게 끓이나? 때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쓴 글이 뜻밖에 잘 될 수 있겠지만, 이런 글은 오래가지 못한다. 밥이든 글이든 제대로 익히고 나서야 해야 제대로 빛이 난다. 모를 적에는 배운다. 밥짓기도 배우고 글짓기도 배운다. 모르니까 배워서 익힌다. 밥짓기도 배워서 익히고, 글짓기도 배워서 익힌다. 밥을 지어서 나누는 살림을 찬찬히 배워서 삶으로 익힌다. 글을 지어서 나누는 기쁨을 차근차근 배워서 사랑으로 익힌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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