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저기압 低氣壓 


 무척 저기압이다 → 무척 가라앉았다 / 무척 흐리다 / 무척 어둡다

 저기압이 집 안에 자옥하다 → 흐린기운이 집에 자욱하다 / 어둠이 집에 자욱하다


  ‘저기압(低氣壓)’은 “1. [지리] 대기 중에서 높이가 같은 주위보다 기압이 낮은 영역 ≒ 저압(低壓) 2. 사람의 기분이나 일의 형세가 좋지 아니한 상태”를 가리킨다고 해요. 날씨를 가리키는 말로 그대로 쓰면 될 텐데, ‘낮은기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는 ‘기압’을 ‘바람골’이라 할 수 있어요. 우리 마음이 잔뜩 흐리거나 가라앉거나 짜증이 일 적에 ‘저기압’을 쓰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마음을 고스란히 나타내 주면 됩니다. ‘흐리다’고, ‘가라앉았다’고, ‘짜증’이 일었다고 말예요. 그래서 ‘힘들다’나 “마음이 나쁘다”나 ‘시무룩하다’나 ‘어둡다’라 할 수 있고, 날씨를 빗대어 ‘먹구름’이나 ‘매지구름’이나 ‘비바람’이나 ‘천둥번개’라 할 만합니다. ㅅㄴㄹ



라디오에서는 저기압이 북쪽 해상을 통과한다고 알리고 있었다

→ 라디오는 낮은기압이 북쪽 바다를 지난다고 알렸다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다케타즈 미노루/김창원 옮김, 진선books, 2008) 14쪽


집에 일이 있어서 좀 저기압이었어

→ 집에 일이 있어서 좀 안 좋았어

→ 집에 일이 있어서 마음이 좀 나빴어

→ 집에 일이 있어서 좀 힘들었어

→ 집에 일이 있어서 좀 짜증스러웠어

《트윈 스피카 7》(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4) 157쪽


되게 저기압이네

→ 되게 시무룩하네

→ 되게 짜증내네

→ 되게 꿀꿀거리네

→ 되게 툴툴대네

《키테레츠대백과 1》(후지코 F. 후지오/오경화 옮김, 미우, 2018) 122쪽


완전 저기압이네∼

→ 매우 무겁네!

→ 아주 먹구름이네!

→ 무척 찌뿌둥하네!

→ 대단히 흐리네!

→ 더없이 어둡네!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9》(마유즈키 준/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6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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