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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사라졌어요 - 감기 걸린 도키 ㅣ 걸음동무 그림책 11
로베르토 피우미니 지음, 시프 포스트휘마 그림, 이태영 옮김 / 걸음동무 / 2011년 11월
평점 :
그림책시렁 51
《감기 걸린 도키, 냄새가 사라졌어요》
로베르토 피우미니 글
시프 포스트휘마 그림
이태영 옮김
걸음동무
2011.11.11.
아이가 어쩐 일인지 늦도록 안 일어납니다. 그토록 힘차게 뛰어다니던 아이가 하루 내내 시무룩합니다. 아이는 왜 그러한지 잘 모릅니다. 추운 날에도 몸을 찬찬히 돌보지 않고서 놀다가, 하루 내내 실컷 놀았으나 자꾸 잠을 미루다가, 땀을 흠뻑 쏟으며 놀고서는 몸을 씻어 주지 않다가, 때때로 고뿔에 걸립니다. 고뿔에 걸리기 앞서는 마냥 신나게 노는데, 고뿔에 걸려 끙끙거릴 적에는 예전처럼 튼튼하고 개구진 몸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알 길이 없습니다. 이때에 이런 어린 날이나 아픈 날을 숱하게 치른 어버이나 어른은 느긋이 웃으며 상냥하게 속삭입니다. 자, 아무 생각 하지 말고 그저 튼튼하고 개구진 몸만 마음에 그리면서 푹 자고 오래오래 쉬렴. 《감기 걸린 도키, 냄새가 사라졌어요》는 문득 몸이 아픈 아이한테 걱정할 일이 없이 그저 쉬기만 하면 된다고, 애써 뭘 먹지 않아도 된다고, 몸은 따뜻하게 돌보아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차분히 눈을 감고서 고요히 꿈을 꾸노라면 어느새 확 달라진 몸이 된다고, 이런 이야기를 받아들이면 얼마든지 새롭게 깨어난다고 하는 삶을 보여줍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매한가지예요. 몰아치기만 하면 고꾸라져요. 느긋하게 나아갈 노릇입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면 됩니다. 굳이 한꺼번에 두 걸음을 가야 하지 않아요. 한 걸음으로 넉넉하고, 걸음을 쉬어도 좋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