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24.


《위대한 침묵》

 이윤기, 민음사, 2011.1.14.



곁님이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크리스트가 내 마음에”를 뜻한다는 ‘크리스마스’는 마음에 씨앗으로 담은 생각을 스스로 피워내어 삶에서 이를 꽃 같은 선물로 이루는 길을 기쁘게 나누는 잔치라고 한다. 숲에서 베어 미리 꾸미는 세모난 나무도 이러한 넋길을 슬기로이 보여준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이 짜르르 울린다. 여태 이렇게 삶을 또렷이 들여다보면서 알려주는 사람이 어디에 있었을까? 올해에는 “하늘을 품은 마음”을 찬찬히 기리거나 즐기는 살림을 못 지었으나, 이듬해에는 지어 보자고 생각한다. 묵은짐을 하나라도 서둘러 털려고 책상맡을 치우다가 《위대한 침묵》을 손에 쥔다. 이 책을 선물로 받은 지 예닐곱 해쯤 되지 싶은데 여태 한 쪽조차 안 펴고 책상맡에 쌓아두기만 했다. 글쓴이는 글자랑을 하려는지 한자말 아닌 한문을 자꾸 집어넣는다. 굳이 이렇게 글자랑을 해야 하나? 그래도 ‘글을 쓰거나 옮겨서 번 돈’으로 시골 빈터를 사들여 나무를 심은 이야기는 반갑다. 다만 이녁은 땅도 나무도 너무 몰라 2000평짜리 땅에 1600그루나 심었다니, 몰라도 너무 모르셨네. 그래도 이런 엉너리 같은 짓을 스스럼없이 밝히니 해맑다고 해야 할까, 투박하다고 해야 할까, 멋모른다고 해야 할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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