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19.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

 시마조노 스스무 글/조혜선 옮김, 갈마바람, 2018.12.5.



아침에 중봉투 1000부를 맡긴다. 예전에 중봉투를 맡기던 곳은 어쩐 일인지 보름씩 걸렸는데 오늘은 바로 밑그림을 마무리하고 찍어서 이튿날 보낸다고 한다. 면소재지 농협주유소에 전화를 해서 기름을 받으려 하는데, 요새는 토마토·딸기·남새를 기르는 비닐집에서 기름을 엄청나게 시켜기에 일손이 모자라다고 했는데, 뜻밖에 낮에 기름을 가져다준다. 더구나 기름값이 내렸단다. 하루란, 일이란, 살림이란, 참 알다가도 모르는구나 싶네. 작은아이랑 읍내 우체국까지 다녀오는 늦은낮에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를 읽는다. 우리는 누구나 목숨을 품고서 태어날 뿐 아니라, 새 목숨을 낳는 씨앗을 이 땅에 심는다. 그러니까 사람은 모두 ‘새 숨을 짓는 길’을 간다. 이 책에서 다루는 ‘생명 만들기’는 다르다. 우리가 저마다 품은 숨결을 살려서 짓는 길이 아닌, 실험실이나 연구소에서 돈을 거머쥐려고 억지로 짜맞추기를 하는 짓이 무엇인가를 따진다. 운동선수가 약을 쓰는 짓, 약이 아니어도 목돈을 들여 몸을 부풀리는 짓, 오래 살고 싶다면서 사람들이 하는 짓, 병원과 의약업계와 정부가 하는 짓, 여기에 사람들이 휩쓸리는 짓, 이러한 얼거리를 가만히 짚으면서 상냥하고 따스한 눈길을 묻는다. 우리는 어떤 목숨인가를 묻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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