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질곡 桎梏


 질곡의 세월 → 고삐 같은 나날 / 굴레쓴 나날 / 차꼬 같은 나날

 질곡에서 벗어나다 → 굴레에서 벗어나다 / 재갈에서 벗어나다

 질곡에 빠지다 → 수렁에 빠지다 / 굴레를 쓰다 / 재갈을 차다

 고통의 질곡으로부터 구할 수 있었다 → 괴로운 수렁에서 건질 수 있었다


  ‘질곡(桎梏)’은 “1. 옛 형구인 차꼬와 수갑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몹시 속박하여 자유를 가질 수 없는 고통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해요. ‘차꼬’나 ‘굴레’로 손볼 만합니다. ‘재갈’이나 ‘수렁’이나 ‘고삐’로 손보아도 됩니다. ㅅㄴㄹ



일제의 식민지적 질곡 밑에서 배태되어 그들의 일방적 영향 아래에서 성장한

→ 일제강점기 굴레에서 싹터서 이런 터전에서 자란

→ 일제강점기 차꼬에서 움터서 이런 터전에서 자란

《산악소사전》(김원모 엮음, 한국산악회, 1975) 머리말


갈라선 민족과 복합적인 질곡으로 살고 있는 민중의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 갈라선 겨레와 뒤엉킨 굴레에서 사는 사람들 삶을 바로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 갈라선 겨레와 온갖 수렁에 허덕이는 사람들 살림을 바로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 갈라선 겨레와 갖은 재갈에서 못 헤어나는 사람들을 바로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고은 전집 1》(고은, 청하, 1988) 머리말


그 질곡의 배회에 맴도는 나는 무엇인가

→ 그 굴레에 맴도는 나는 무엇인가

→ 그 고삐를 맴도는 나는 무엇인가

《내일의 노래》(고은, 창작과비평사, 1992) 14쪽


고요하고 조용하며 평화로운 것. 삶의 어떠한 질곡으로부터도 벗어난 자유로움 같은 것

→ 고요하고 아늑한 길. 어떠한 굴레에서도 벗어난 홀가분한 길

→ 조용하고 포근한 길. 어떠한 고삐에서도 벗어난 홀가분한 길

→ 가만가만 너른 길. 어떠한 재갈에서도 벗어난 홀가분한 길

《길귀신의 노래》(곽재구, 열림원, 2013) 13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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