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것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솔시선(솔의 시인) 25
김종휘 지음 / 솔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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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48


《버려진 것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김종휘

 솔

 2018.7.9.



  새벽이면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켭니다. 간밤에 자리에 누워서 잠들었을 뿐이지만, 오늘은 어제하고 사뭇 다릅니다. 몸에 새 기운이 돌고, 엊저녁까지 어지럽던 마음이 있었다면, 아침에는 꽤 차분합니다. 꿈꿀 수 있는 밤은 몸이나 마음에 깃든 찌꺼기를 가만히 녹이거나 살라 버릴까요. 꿈꾸고 일어난 아침은 이제 새롭게 하루를 지어 보라는 뜻으로 환하게 동이 틀까요. 《버려진 것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고》에 흐르는 노랫가락을 읊어 봅니다. 어제 늦도록 잠들지 않다가 곯아떨어진 아이들은 새 아침에 퍽 늦도록 안 일어납니다. 조용히 부엌을 갈무리하고, 알맞게 쌀을 씻어서 불립니다. 오늘 지어서 차릴 밥을 헤아리고, 이 겨울에는 언제쯤 빨래를 해서 마당에 널어야 잘 마르려나 하고 어림합니다. 동짓날을 앞두고 누울 만큼 누운 햇살은 머잖아 차츰 일어나며 새숨을 베풀겠지요. 아침이란 새빛이고 밤이란 새어둠일 수 있습니다. 새빛을 누리기에 새어둠으로 잠들어 앙금을 털고, 새어둠으로 잠들기에 다시 새빛을 지을 삶을 그릴는지 모릅니다. 오늘은 매생이를 어떻게 볶고 끓여서 맛나게 올리면 좋으려나 하고 생각합니다. 곁님하고 아이들이 콧노래를 부르면서 젓가락을 쥘 수 있기를 빕니다.



우리 집에 오시던 날 / 집 안팎을 둘러보시곤 혀를 끌끌 찬다 / 장독대와 베란다의 그릇들을 소꿉 장난하듯 예쁘게 정리해 놓고 / 새벽이면 콧노래를 부르며 쌀밥에 우럭젓국을 끓이신다 (어머니의 소꿉장난/78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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