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8.


《박남옥,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글, 마음산책, 2017.10.30.



어제 무슨 날인가 싶더니 내가 태어난 날이라네. 음성에 계신 어머니가 김치를 보내셨다. 고맙다. 배추김치는 안 했는데 마침 잘되었다. 통이 모자라 저잣마실을 가야겠네. 작은아이하고 순천으로 달린다. 먼저 중국집에 들르는데 너무 맛없다. 깜짝 놀랄 만큼 맛없는 가락국수에 짜장국수가 다 있네. 시내버스로 중앙시장 쪽으로 가고, 그곳에서 스텐김치통을 장만하고서 〈생각구름〉을 들르고 〈골목책방 서성이다〉를 들른다. 이 안골에 뜻있는 책집이 새로 열었다. 반가우면서 고맙다. 책집 한켠에 ‘전남국어교사모임’ 알림판이 서서 남다르다. 저녁나절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에 작은아이가 까무룩 잠들어 어깨에 기댄다. 한손으로는 토닥이고, 다른 손으로는 《박남옥,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을 읽는다. 한손에 기저귀주머니를 들고서 다른 손으로 촬영기를 든 분이라고 하는데, 내 살림살이도 꼭 이 모습이다. 아이를 업고 목에 사진기를 걸고 다닌 나날이요, 아이를 안고 밥을 지으며 틈을 내어 글을 쓰고 사전을 엮은 살림이니. 돌아볼수록 용하다 싶은데, 박남옥이란 분이 걸어온 길이 눈앞에 선하면서 애틋하다. 일제강점기 적에도 돈이 있을 적마다 헌책집에 들르셨고, 밀항선 타고 일본에 가서도 책집부터 찾아보셨다니, 참 대단하시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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