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7.


《풀솜 나물 1》

 타카와 미 글·그림/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8.11.30.



나는 ‘아줌마 만화님’을 좋아한다. 스무 살 갓 넘긴 분이 그린 만화도 재미있지만, 마흔 줄쯤 가뿐히 넘긴 아줌마가 빚은 만화책은 군살 하나 없이 상큼하면서 환한 이야기를 줄줄이 풀어내니 아름답다고 느낀다. ‘아줌마 만화님’은 ‘아저씨 만화꾼’하고 다르게 ‘가시내 옷을 슬쩍 벗기는 그림’을 아예 안 그리기 일쑤이다. 장난질로 만화를 더럽히지 않는 아줌마 만화님이라서 더욱 반갑다. 《풀솜 나물》 첫걸음을 다 읽고 뒷이야기를 살피니, 이 만화책을 아줌마 만화님이 그렸다고 하네. 그렇구나. 어쩐지 확 다르더라. 아이를 바라보는 어버이 눈빛이라든지, 아이를 마주하는 둘레 어른들 몸짓이 참으로 다르다. 만화만 그리느라 바빠서 아이 눈빛을 들여다볼 겨를이 없는 숱한 만화꾼하고 이 만화님이 빚는 붓질은 사뭇 다르다. 만화에서만 그러랴? 사진도 똑같다. 전문가로 일하는 ‘아저씨 사진꾼’은 척 보아도 따분하거나 겉치레로 흐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글꾼은 더 다르니, ‘글쓰고 강의하느라 바쁜 아저씨·아줌마 글꾼’ 모두 글빛이 썩 따뜻하지 않다고 느낀다. 꼭 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어버이로 살아야 하지는 않으나, 아이를 돌볼 줄 아는 사랑이라는 마음인 어른이 된 뒤에,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지어야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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