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사 1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139


《충사 1》

 우루시바라 유키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8.15.



  눈을 감고서 가만히 있는데 눈앞에서 무언가 꼬물꼬물 춤을 추듯 날아다니곤 합니다. 눈을 번쩍 뜨면 눈앞에는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다시 눈을 감으면 밝은 빛덩어리가 몽실몽실 춤을 추면서 날아다니는데, 다시 눈을 뜨면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이런 일을 겪은 이웃님이 있고, 이런 일은 겪은 적이 없는 이웃님이 있어요. 무엇이 ‘감은 눈’에 밝게 보일까요? 허깨비일뿐일까요, 아니면 빛벌레? 아니면 죽어서 떠다니는 넋? 《충사》 첫걸음을 읽으면서 빛벌레를 헤아립니다. 빛벌레를 못 보는 분도 많겠지만, 빛벌레를 보는 이도 꽤 있지 싶습니다. 그래서 이 빛벌레가 무엇인지, 참말로 빛덩어리로 이루어진 벌레인지, 아니면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지만 우리가 맨눈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숨결인지 알아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 싶습니다. 때로는 소리벌레도 있겠지요. 둘레에 아무것도 없으나 귓가에 늘 맴도는 소리가 있어요. 으레 귀울음이라고도 하는데, 귀울음을 넘어선 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학으로는 아직 밝힐 수 없거나, 어쩌면 과학이 굳이 안 밝히고 넘어가려 하는 온갖 수수께끼가 우리 곁에 있어요. 무엇을 볼까요? 마음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볼까요? 무엇을 들을까요? 마음에서 솟는 불길소리를 들을까요?



“엄만, 막 사라져버릴듯 불안해질 때면, 이 소릴 듣곤 한단다. 뭐든지 녹여버리는 용암처럼, 불안도 괴로움도 전부 녹아내릴 것 같아서. 자, 너도 한번 해보렴. 네 안에도 용암이…….” (99쪽)


“두 번째 눈꺼풀을 닫으면 보여. 계∼속 진짜 어둠을 보고 있으면, 먼 곳에서 빛의 알갱이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점점 불어나 홍수가 돼. 그 빛은 자세히 보면 전부 작은 벌레들이야.” (155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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