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2.


《러브 인 하우스 1》

 타카스카 유에 글·그림/윤현 옮김, 학산문화사, 2018.5.25.



나흘 몸살 끝에는 옆구리 결림이라니. 어젯밤부터 갑자기 옆구리가 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일어난 뒤에 눕기도, 걸상에 앉기도, 걷기도, 그냥 서기도, 모두 아프고 힘들다. 다리가 부러지거나 어깨뼈가 갈렸을 적에도 이보다 덜 아팠다. 자동차가 나를 들이받아 하늘을 붕 날았다가 길바닥에 털푸덕 떨어져서 한 시간 남짓 넋을 잃었을 적에도 이보다 덜 아팠다. 밥을 지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몸이 되면서, 그렇다고 쉬거나 눕지도 못하는 채 멍하니 있을 수도 없어서, 그동안 익힌 갖가지 몸다스리기를 하루 내내 하다가 땀을 훔치면서 《러브 인 하우스》 첫걸음을 읽는다. 누운 몸도 엎드린 몸도 아닌 어정쩡한 몸으로 만화책을 펴는데, 10분을 내처 읽기도 벅차다. 줄거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시골 옛집을 빚 내어 장만한 젊은 아가씨가 앞길을 너무나 근심하는 나머지 오늘 이곳에서 즐거이 사랑하는 살림하고는 자꾸 멀어지는 모습이 풋풋하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 대목 하나가 좋다. 빚을 내어도 좋으니 오랜 살림집을 장만해서 느긋하게 일하면서 젊음을 누릴 수 있네. ‘다달이 치를 빚값’은 ‘다달이 사라질 달삯’하고 얼마나 다를까. 오늘 한국에서 시골 빈집이 엄청나게 많다. 이 시골 빈집을 젊은이가 사서 들어올 수 있다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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