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23.


《안의 씨앗》

 왕자오자오 글·황리 그림/황선영 옮김, 하늘파란상상, 2010.5.28.



씨앗이란 언제나 놀랍다. 볍씨이든 콩씨이든 사랑스럽고, 도토리이든 깨이든 대단하다. 풀하고 나무도 씨앗 한 톨로 태어나고, 사람도 짐승도 벌나비랑 풀벌레도 씨앗 한 알이 만나서 깨어난다. 이 씨앗을 건사하는 손이나 눈길로 삶을 건사하고, 이 씨앗을 돌보는 몸이나 살림으로 사랑을 다스린다. 그림책 《안의 씨앗》은 아이한테뿐 아니라 어른한테 들려주는 이야기가 깊다. 씨앗을, 삶을, 살림을, 사랑을, 배움길을, 노래를, 웃음을 나눔을 찬찬히 짚는 줄거리이다. 어린 안뿐 아니라 동무들도 새봄에 씨앗 한 톨에 깃든 기운을 알아채겠지. 비록 늦게 알아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씨앗을 마주하면서 앞으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삶을 지으며 하루를 마주할 적에 기쁜가를 깨닫겠지. 이 그림책에서도 느끼는데, 아름다운 그림책 하나이면 넉넉하지 싶다. 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두고두고 되읽으면서, 되읽히면서 생각을 북돋울 만하다. 사랑은, 이쪽저쪽으로 가르지 않는다. 살림은, 사내랑 가시내를 나누지 않는다. 삶은, 여기랑 저기를 금긋지 않는다. 손을 맞잡는 사랑이요, 어깨벗이 되는 살림이며, 슬기로이 길잡이가 되는 삶이지 싶다. 더 많은 그림책이나 인문책이 아닌, 사랑어린 그림책 하나가 온누리를 어루만지기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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