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16.
《아르테 1》
오쿠보 케이 글·그림/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6.11.30.
요 며칠 사이에 수첩갈이를 여럿 한다. 낱말을 모으는 수첩, 글쓰기 곁수첩 모두 새 수첩을 쓴다. 그동안 쓰던 수첩에 적은 이야기를 갈무리해 놓자고 생각하면서도 여러 일로 자꾸 미룬다. 예전에 쓰고 책상맡에 차곡차곡 쌓는 수첩도 매한가지이다. 수첩에 써 놓기만 하고 지나가는 이야기가 많다. 만화책 《아르테》 첫걸음이 2016년에 처음 나왔고, 요새 여섯걸음이 나왔다. 여섯걸음이 나온 줄 알면서 비로소 첫걸음을 장만했으니 늦게 보는 셈인데, 세 해 앞서 나온 첫걸음이 판이 안 끊어져서 고맙다. 널리 사랑받는가 보다. 만화책에 흐르는 줄거리가 여러모로 사랑스러우니 두고두고 사랑받을 만하겠지. 곰곰이 보면 우리는 옛날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금긋기를 자꾸 한다. 가시내랑 사내 사이에, 돈이 있고 없는 틀에, 얼굴이나 몸매로, 배움끈이나 텃고장으로, 갖가지 금이 판을 친다. 이를 앞으로는 떨칠 수 있을까. 기쁜 마음으로 씩씩하게 제 길을 스스로 지어서 걷겠다고 하는 사람들 마음을 넉넉하게 헤아리면서 북돋우는 터전으로 가꿀 수 있을까. 그런데 나라나 마을이 이런 길을 안 걸어도 대수롭지 않다. 우리가 새길을 걷고, 우리 아이들이 새넋을 물려받도록 온마음을 다하면 된다. 우리가 하면 즐겁고 아름답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